S는 돋보기, N은 망원경
같은 곳에 다녀왔는데 한 사람은 다녀온 일을 말하고, 한 사람은 앞으로 생길 일을 말해요. 둘 다 거짓말은 하나도 없어요. 그런데 서로 답답해요.
글에 없는 장면은 영상에서 볼 수 있어요
짝 2 · 노래를 들을 때 (5:00부터)짝 3 · 조립 가구를 받았을 때 (5:24부터)짝 7 · 약속 장소를 알려 줄 때 (7:48부터)"제주도 어땠어?" 하고 물었더니 한 친구는 이렇게 대답해요.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면 궁금한 게 생겨요. 한쪽은 "그래서 뭐 먹었는데?"가 궁금하고, 다른 쪽은 "그래서 거기 어땠는데?"가 궁금해요. 말이 자꾸 엇갈리는 순간, MBTI 네 글자 가운데 두 번째 글자인 S와 N으로 보면 풀리는 게 꽤 많아요.
먼저 풀고 갈 오해: N은 똑똑하고 S는 단순하다?
인터넷에서 이렇게 나누는 글을 자주 봐요. 하지만 틀린 말이에요. S와 N은 머리가 좋고 나쁨의 차이가 아니라, 정보를 어디서부터 받아들이느냐의 차이예요. MBTI는 원래 능력을 재는 검사가 아니라, 어느 쪽을 더 편하게 쓰는지를 보는 도구거든요.
창의력도 마찬가지예요. N의 창의력은 서로 멀리 떨어진 생각을 이어 붙이는 쪽으로 잘 나오고, S의 창의력은 지금 있는 물건이나 방법을 더 낫게 고치는 쪽으로 잘 나와요. 냉장고에 남은 재료로 뚝딱 맛있는 걸 만드는 사람, 늘 쓰던 도구를 손봐서 훨씬 편하게 만드는 사람도 아주 큰 창의력을 쓰는 사람이에요.

한 문장으로 하면
S는 감각형이에요.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지고, 실제로 겪은 것을 먼저 믿어요. N은 직관형이에요. 보이는 것보다 그게 무슨 뜻인지, 다른 무엇과 이어지는지, 앞으로 어떻게 될지를 먼저 떠올려요.
가까이 있는 걸 크고 자세하게 보여 줘요. 파도 높이, 모래 온도, 파라솔 색깔까지요.
멀리 있는 걸 끌어와 보여 줘요. "여름이 끝나 가는구나. 내년 여름엔 뭘 하고 있을까."
바닷가에 다녀와서 "어땠어?" 하면, S는 가까이서 본 것을 하나씩 보여 주듯 이야기하고 N은 멀리 본 것부터 말해요. S가 듣기엔 N의 말이 붕 떠 있고, N이 듣기엔 S의 말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어요. 서로 답답한 이유가 여기 있어요.
돋보기로는 별을 볼 수 없고, 망원경으로는 글씨를 읽을 수 없어요. 어느 쪽이 더 좋은 도구가 아니라 잘 보이는 게 다를 뿐이에요.

시간을 보는 방향도 달라요. S는 이미 겪은 일과 지금 눈앞의 일에서 답을 찾아서 "전에 해 봤어?"가 자연스럽게 나오고, N은 아직 오지 않은 일에서 답을 찾아서 "이렇게 해 보면 어떨까?"가 먼저 나와요.
같은 상황, 다른 반응




서로를 어떻게 볼까
S가 보는 N은 "말은 멋있는데, 그래서 구체적으로 뭘 하자는 거지?"예요. 이야기가 자꾸 옆길로 새고, 확인도 안 해 보고 "느낌상 그래" 하는 것 같아요. N이 보는 S는 "다 맞는 말인데, 그래서 그게 무슨 의미야?"예요. 이미 아는 이야기를 처음부터 다 하고, 새로운 생각을 꺼내면 "그거 해 봤어?"부터 물어요.
뒤집어 보면 S가 붕 떠 있다고 느낀 건 N이 미리 내다본 가능성이고, N이 다 아는 얘기라고 느낀 건 S가 직접 확인한 사실이에요. 서로에게 없는 반쪽을 들고 있는 셈이에요.
나는 어느 쪽일까? 맛보기 질문 셋
왼쪽 대답이 많으면 돋보기 쪽 S에, 오른쪽이 많으면 망원경 쪽 N에 가까워요. 어디까지나 맛보기예요.
서로 맞춰 가는 네 가지
- N이 S에게 말할 때는 예시 하나를 먼저 주세요. "우리 가게 키우자"보다 "지난달에 이런 손님이 세 번이나 왔는데"가 더 잘 들어가요.
- S가 N에게 말할 때는 결론 한 줄을 먼저 주세요. "결론은 이거고, 이유는 세 가지야." 어디로 가는 이야기인지 먼저 보여 주면 자세한 이야기도 잘 들어가요.
- 연애에서는 서로의 기억법을 아껴 주세요. S 연인에게는 "그날 그 식당 기억나?"를, N 연인에게는 "그날 그래서 좋았어"를 건네 보세요.
- 친구 사이라면 상대의 놀이에 한 번만 끼어 주세요. "그런 일 없어" 대신 한 번만 같이 상상해 주고, "그래서 결론이 뭔데?" 대신 끝까지 들어 주세요.
16유형 안의 S와 N
S와 N은 둘 중 하나만 쓰는 게 아니에요. 누구나 둘 다 쓰고, 그중에 더 편한 쪽이 있을 뿐이에요. 서로를 이해하는 실마리 정도로만 써 주세요.